5월이 되어서야 4월 일기를 쓰는 이런 마음가짐 lol
사실 블로그 일기를 써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4월은 도무지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직장에서도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고, 구순염으로 굉장히 고생한 한 달이었다.
더군다나 Heimweh에 Fernweh까지 갖고 있었다.
한국어로 하면 향수병과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해석할 수 있으려나?
4월의 시작은 굉장히 순탄했었다. Ostern/부활절 휴가여서 약 일주일 동안 푹 쉬었다.
물론 쉬면서도 좀이 좀 쑤셨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놀러 가고 싶고, 근사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 (지금 한국에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들) 그런 일상적인 것들이 더욱더 그립게 되더라.
그래서 Königstein으로 나들이도 다녀오고, 최대한 따뜻한 햇살을 만끽하려고 노력했다.
우울해질 때는 산책, 비타민, 햇살, 좋은 음악 그리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대화 이런 것들과 견줄만한 게 없단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뭐 결국에는 4월은 힘에 부치는 달이었나 보다.
보통 독일에서는 부활절에 모든 가족끼리 저녁을 같이하는 family time을 가진다.
우리나라로 치면 굉장히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 개념이기 때문이다.
삼삼오오 정원에 모여서 차나 식사를 하는 독일인들을 보면서, "아 나는 정말 외국인이구나. 가족끼리 모이는 날에도, 나는 여기에 홀로 있구나. 독일에서는 피붙이 하나 없는 혈혈단신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또, 일주일 가량 되는 휴일 때문에, 나머지 주가 굉장히 고됐다. 내가 휴일이라고 해서 내가 상대하는 세계 전역에 있는 회사들이 모두 같이 쉬는 건 아니니, 휴가가 끝나고 아웃룩에 로그인해보니 메일함이 터져나가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구순염이 생겼고 2주 동안 낫지를 않았다. 밥도 제대로 못 먹겠고, 정말 이게 뭐 하자는 건지. 퇴근하고 침대에 누워서, 내일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하, 정말 일하기 싫다"라는 말이 끊이지 않고 나왔다. 쉽게 말해서 overwhelmed 한 상태였다.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은 딱 여기까지 인 거 같은데, 그 이상의 것들이 계속 나한테 밀려오는구나"
솔직히 말해서 힘들었다. 그래서 블로그 일기는 고사하고, 식사도 제대로 안 챙겨 먹었다.
5월도 순탄하지는 않은 거 같지만, 그래도 내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에 늦었지만 4월의 일기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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