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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상 일기

독일에서 파상풍 예방주사 맞으러 가다.

by 훠클베리핀 2021. 5. 14.

 

나는 독일에서 일하고, 독일에서 4대 보험과 세금을 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뭐 악명 높은 독일의 세금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적을 기회가 있을 거라고 보고, 그 세금을 내가 어떻게 쉽게 뽕을 뽑을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면 그건 예방접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한국같이 의료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나라는 굉장히 드물다. 병원 가는데 약속을 안 잡아도 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약 타 먹을 수 있고, 좀 더 쎈 약 주세요 라고 의사한테 환자가 요구하는 나라라니?

이 모든 게 독일 병원에서는 당연한 것들이 아니다.

감기몸살로 의사를 보려고 해도, 전화로 진료 약속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2주 뒤에 오라고 하지.

우리나라에서는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는 타이레놀, 오라매디 같은 약들도 의사의 진단서가 필요하다. 공보험을 갖고 있다면 진료가 무료이긴 하지만, 약속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정말 이 모든 건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생각하지만 내가 한국 의료시스템에 의문을 갖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왜 파상풍 예방주사가 무료가 아닐까? 한국에서는 아주 어렸을 때, 파상풍 주사가 필수 그리고 초등학교/중학교쯤에 한번 파상풍 주사를 필수로 맞는다. 그 이후로는 무료가 아닌 걸로 알고 있다. 근데 파상풍 주사는 10년 주기로 맞아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맞았으니, 지금쯤 다시 맞아야 한다는 소리다. 근데 왜 이걸 무료로 접종해주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녹슨 못에 찔릴 일이 얼마나 있겠나? 싶어서 그런 건가? 두 번 맞으면 항원을 다 갖고 있을 거라고 보는 건가?

 

한국에 있을 때부터 파상풍 예방 주사는 꼭 맞아야 되겠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시간도 없었고, 파상풍 예방주사를 취급하는 병원이 서울에 살았음에도 내 주위에는 없었다. 그래서 결국 독일에 와서 접종하러 갔다.

 

나는 당연히 진료예약을 잡아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Tdap (파상풍 백일해 뭐 이런 종합 주사) 맞고 싶다고 하니깐 지금 놓아준다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아 나는 혹시 몰라서, 한국에서 내가 어떤 예방접종을 맞았었는지 증명할 수 있는 영문 증명서를 하기 링크를 통해서 준비해 갔다.

 

https://nip.kdca.go.kr/irgd/index.html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nip.kdca.go.kr

링크에서 전자 민원 서비스> 예방 접종 증명서 순으로 들어가면 된다.

 

그걸 보여주니, "그럼 너 독일에서는 impfausweis 없어?"라고 물어보더라. "응 없어. 하나 만들어 줘"라고 하니 내 앞으로 된 증명서 카드를 만들어주었다. 

 한국에서 아기 접종 수첩? 같은 카드다. 영어로는 yellow card.

 

방에서 주사를 준비하면서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 주의할 사항으로는 사우나나 이런 땀 빼는 거 하지 말고, 운동하지 말라고 했다. 근육주사라고 며칠 동안 뻐근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접종은 빨리 끝났다.

 

드디어 한국에서부터 맞고 싶던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았구나! 뭐 오래 묵힌 숙원을 해결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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