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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상 일기

26. April. 2020 일기

by 훠클베리핀 2020. 4. 26.

 

어학원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주말이라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때 부터 마음이 무거웠다. 

 

어학원에 내가 싫어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그냥 싫은게 아니라 이유가 있음.) 

그리고 너무 이기적인 애들이 많기도 해서..
지금도 한숨 나옴 ㅋㅋ

 

무튼 그리고 엄청 늦게 일어남 ㅋㅋ
12시에 일어나서 아침부터 아이스 커피 한잔 마시고,
크로플을 먹으려고 생지 하나를 꺼내놓았다. 

 

해동 시키는 동안
엄마한테 내가 요즘 읽는 책이랑 Selfie 하나 보냈다. 

 

전에 포스팅 했던 책

 

 

이건 비유가 너무 웃겨서ㅋㅋ

 

사실 살가운 딸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이런 작은 사진이나
내가 지금 뭐하는지를 보내면 좋아한다.

1-2주에 한번 톡을 하거나
10분내로 카카오톡 통화하는 정도가 다라서.. 

 

그러고는 샌드위치 메이커로 만든 크로플이랑
딸기 3개를 짤라서 아침을 거하게 먹었다. 

 

사실 몇일 전부터 진짜 정말 먹고 싶은게 있었는데 

그건 팥앙금, 팥빙수, 단팥빵..etc

팥 성애자 여기있습니다! 

 

사람들이 곱창이랑 닭발을 독일에 와서 먹고 싶어한다고 하는데, 

나는 닭발도 거의 안 먹고, 곱창은 절대 안 먹어서..
그건 공감을 영 못했더란다. 

김치도 안먹은지 3개월 다 되어가는 중. 

근데 순대국밥은 되게 좋아함. 아재 입맛

그래서 그런지 나는 팥 팥만큼은
진짜 앉은 자리에서 계속 퍼먹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스트레스 받은거겠지.

 

그래서 hbf에 있는 작은 아시아 마트에 가려고
샤워하고 준비해서 걸어갔다.

팥앙금 또는 팥 사려고

한 시간 걸림ㅋㅋㅋ

대중교통을 안/못 타니깐 이렇게 걸어만 가야한다. 

 

도착해서 팥 앙금 달라니깐 자꾸 거기서 일하는 남자분이
된장? paste? 같은 걸 주는 거다. 

그래서 좀 고참으로 보이는 여성분께 가서 여쭤보니,
'엥? 그거 저기 있는데?' 하면서 앙금 주심

그러면서 그 남자분께 '야 너 왜 이상한거 찾아줘 ㅋㅋㅋ'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 다 빵 터지심 

 

이게 독일 아시아 마트에서 파는 팥앙금
이건 찹쌀가루

 

반홉에서 돌아오는 길에 딸기 2팩을 사고, 

wmf 에서 스무디 믹서를 샀다.
페이백 카드 할인 받아 19유로 정도에 산듯. 

 

 

그리고 개런티가 2년 있다는데,
무조건 샀을때 영수증을 지참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 써보진 못했지만, 후기는 꼭 남기는 것으로 

 

집에 돌아와서,
나갈때 준비하느라 어질러진 방을 조금 정리하고. 

 

바로 딸기 찹쌀떡 만들었는데 

진짜 익반죽 만드는거 왤케 어렵냐? 누가 쉽다고 했어? 

ㅋㅋㅋㅋ 그 농도를 전혀 모르겠다고 해야하나 ㅋㅋㅋ 

그래서 만들긴 만들었는데 마음에 들진 않음 

 

이게 내가 만든거

 

 

나중에는 그냥 딸기에 팥앙금만 묻혀서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ㅋㅋㅋ 

떡이 있나 없나 솔직히 나한테는 1프로의 차이. 

난 팥 덕후니깐. 팥 딸기가 좋아서 먹는거지 뭐

 

그러고 나서 뻗음ㅋㅋㅋ 

한국이었으면 걍 사먹었지. 

걍 사먹자. 

 


 

넷플에 갑자기 Dr.Foster가 추천작으로 떠서 봤는데 

1시즌에 에피소드 5개라 금방 쑥쑥 보기 좋은듯. 

그리고 한국의 부부의 세계보다
인물들의 감정에 더 이입하기 쉽다. 

 

Gemma가 구라치는 Simon을 못견디겠어서,
컨퍼런스를 간다고 하고 

전 동료의 집으로 훌쩍 떠나버리는데 

그 날 저녁식사에서 동료가 그런 말을 한다.

 

'그냥 이혼하라고.'

 

그러자 Gemma 는 '그럼 Simon이 이기는 거잖아요. 공평하지 않아요.'

'이기고 지는게 어디있어. 그리고 세상은 원래 공평하지 않아.'

 

내가 부부의 세계 (기껏해야 짤로) 좀 보면서 느낀게 뭐였냐면, 

아니 그냥 이혼해. 

재산은 너가 다 갖고 
복수하는 것도 결국 내 에너지 내가 다 쏟아야하는 건데

아들은 그래도 만나게 해줘야 하지 않나. 

 

어찌되었던 내 아들의 아빠이고, 아들한테는 다정했으니깐 

 


 

내 생각으로는 현대사회에서 결혼을 한 뒤로 평생동안 한 사람과 산다는게

사실 엄청나게 힘든 일인거 같다.

한 사람과 평생동안 사랑해야 된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상상도 안된달까. 

 

내가 막 문란한 사람이여서 그런게 아니고,
평생을 걸고 약속 해야하는 것이 결혼이고

어떻게 평생동안 그 약속을 지켜나가는지가..
경이로움 그 자체. 

갑자기 엄마 아빠가 대단해 보이네. 

 

근데 갑자기 쿠키 먹고 싶다. 

갑분쿠키. 기승전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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