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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상 일기

뭐같은 상황에서도 어떤식으로든 위로를 받는다 (상)

by 훠클베리핀 2020. 12. 16.


사실 12월 2째주를 넘어 3째주인 지금까지도 아직 너무 힘들다.

새로 이사 온 도시
치솟는 코로나 감염
회사
그리고 이사간 WG 까지

다 내가 뭘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들이 아니라서, 쉽게 말해서 machtlos 라고 해야하나 딱 그 상태..


오늘 회사에서 교육을 받고 나오는데
우리 회사 H팀장님이 나를 불렀다. 따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뭔가 속을 알 수 없는 분이라 조마조마 했는데,
+다른분들이 H팀장님을 어려워하시기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전체적인 회사 분위기는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너무 어려워하지 말기를,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기를..

‘정말 이 사회초년생을 여기서 어쩌면 좋을까..’ 이런 사려 깊은 질문들이었다.
사실 너무나 감사했고, 그런 사소한 격려가 나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였다.

그러시면서 그 분 인생 얘기를 하시는데
운동을 하다 공부를 시작하고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미국으로 넘어가서 대학을 졸업한 이야기
거기에서 받았던 차별들, 혼자서 어떻게 사셨는지
졸업 하고 미국회사를 두고,
왜 우리 회사에 입사하게 되셨는지
입사하고 나서도 방황을 하셔서
미국에 다시 가고 싶다 했던 이야기들
회사를 한창 다니시다가
서비스업종 신입으로 지원했던 이야기

본인의 인생을 얘기하시면서, 얼마나 밑바닥까지 갔었는지

당신 자신은 절대 결혼을 못할 줄 알았고
정착은 꿈도 못 꾸셨다는 그런 이야기
(도전하고, 승부욕 그리고 지루한걸 못참는 그런 성격 때문에)

사실 이분 말씀을 듣는데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결혼 못할거 같다는 그 생각까지도!
내가 뱉는 내 말보다 그 분의 말씀이 더 내 진심같았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졸업장을 받았을 때 느끼셨던 그 허탈감을 얘기할 때는 정말 내 속마음을 읽으신건가 할 정도였다.

사실 우리는 항상 그렇게 교육을 받는다.
“너가 원하는 건 뭐든 너가 노력만 한다면 될 수 있다고.”

이 말이 진리일까?
이런 고민을 청소년기에 잘 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열심히 안 했으니깐 그런 결실을 못 본거지
라고 생각하고 말았고, 점점 그게 심해지니 마음의 병이 되더라.

‘내가 한다고 해서, 내가 목표한 결과에 닿을 수 있을까?’
해야하는 일이라서 열심히는 하는데,
도저히 집중을 못하겠고 눈물만 흘리고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대학 시절에 이런 패턴이었고 그 결과 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좀 나아지고는 대학졸업장을 받고는 그 허무함,
‘이게 다인가? 대학 졸업만 하면 괜찮을거 같았는데
내 인생은 앞으로 너무나 길게 남았는데
이 종이를 가지려고 내가 그렇게 노력한 걸까?’

정말 한 여름에 대학졸업장을 받고 눈물이 나서 벤치에 앉아 쉬어갔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에서야 내가 원하는 그 어떤 사람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단걸 알았다.
얼마나 생각이 어렸는지..

그랬기에 너무 공감이 되었다.

또 당신 본인 형제 이야기를 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시는 모습..
사실 그런 진짜 ‘어른’을 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알고, 타인까지 배려하는 그런 점을 본받고 싶었다.

나도 진짜 어른이 되서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는 열심히 하면 길이 있을거라는 그 말, 지원이 있다는 그 말씀까지

너무나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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